728x90

어제 SH군(뻘군과 동일인물이다)이 뜬금없이 메신저로 링크를 하나 보내왔다.
타미야 샵에 있는 4WD 미니카 제품의 판매 링크였는데, 색깔이 좀 다르긴 하지만 모양새를 보고 금방 알아차렸다.


아! 이거 뱅퀴시구나?

Neo VQS TMAC 2021(VZ)

중학교때쯤인가...
그땐 [주니어] 라고 불렀다. 1/10 스케일의 무선조종 버기카에 비해 작고 단지 '직진'밖에 할 수 없는 녀석들인데, 사진에 보는 것 처럼 앞 뒤에 원형 롤러를 달아서 벽이 있는 전용 서킷을 달리게 해 놓았다. 물론 전용 서킷은 가격이 상당하고 차지하는 공간의 크기도 작지 않아서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었고, 하비샵(당시에는 아마 '과학사' 라고 많이들 불렀던 것 같다)중에서 가게 옆에 서킷을 설치한 곳이 있으면 방문해서 차례를 기다려 즐기곤 했다.

당시에 주류를 이루었던 미니카 전용 서킷

맨 처음 이 미니카가 나왔을 땐 정말 그냥 전원을 켜면 앞으로 달리기만 하는 장난감 자동차였고, 롤러 같은건 존재하지도 않았다. 나중에 저런 서킷이 생기고 나서 차체의 앞 뒤에 윗 사진처럼 롤러를 달 수 있는 추가 부품을 판매하기도 했는데, 내가 뱅퀴시를 기억하는 이유는, 당시에는 차체 뒤쪽에 사진같은 롤러 전용 샤시를 장착하는 키트가 없어서 차체의 윙 부분을 떼어내고 롤러를 달 수 있는 개조용 윙을 장착하는, 특이한 구조로 개조할 수 있는 차종이었기 때문이다.

그시절 미니카의 추억. 뱅퀴시 오리지널 모델

구글링을 하니 금방 사진을 찾을 수가 있었다. 아마 내가 기억하는 한도에서의 뱅퀴시의 첫번째 모델이 아닐까 싶다.

그당시 뱅퀴시는 아마 내 친구 Dr. YDK의 것이었을 거다.
이제 막 서킷과 사이드 롤러가 나왔던 시절이라서 기껏 추가 부품을 장착하고 부푼 마음에 서킷으로 가게 되더라도 이후에 수 많은 난관에 봉착한다. 
모든 문제의 시작지점은 순정 모터다. 키트를 살 때 기본으로 들어있는 순정 모터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 속도가 너무 느리기 때문에 윗 사진의 오리지널 모델 정도의 롤러만 달고도 서킷을 충분히 주행할 수 있다.

아, 여기서 잠깐, 
서킷을 주행하는게 뭐 대수냐 싶지만...
당시엔 미니카도 주기적으로 대회가 있었는데, 대회에서 상위권에 올라가기 위해선 개조가 필수였고, 제일 첫번째 개조는 당연히 속도를 올리기 위해 더 좋은 모터로 교체 하는 것이다.
그런데, 모터를 교체해서 속도를 올리면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
미니카가 서킷의 궤도에서 이탈해버린다. 
커브 구간이나 마의 점프대 구간에서 여지없이 문제가 생겨버리는 것이다.
(? - 사실은 인-아웃 코스가 교차되는 지점인데 위로 넘어가는 쪽 코스에서 속도가 빠른 미니카는 마치 점프대를 지나는 것 처럼 그대로 슝~ 하고 트랙 밖으로 날아가 버린다)
그래서 이런 점을 노려서 서킷에서의 레이스를 위해서 미니카에 여러가지 추가 부품을 달아 개조를 하게 마련이고, 당시 미니카 유행의 정점을 지날때 쯤에는 개조 부품만 해도 하비샵의 한쪽 코너를 가득 채울 정도였던 것 같다.

기본으로 미니카 순정 키트 가격이 대당 5천원 정도라고 하면,

  • 보다 강력한 모터
  • 접지력이 좋은 타이어
  • 넓은 면적의 타이어를 장착할 수 있는 휠
  • 안정적인 사이드 롤러
  • 보다 강력한 성능의 배터리

일단 생각나는 것만 해도 이정도인데, 고오급 파츠로 가면 파츠 하나의 가격이 미니카 순정 키트 가격은 가뿐히 뛰어 넘는다.
아마 당시에 아주 그냥 애들 쌈짓돈 말아먹는 1등공신이었을 거다.

시작은 언제나 미미하다


처음에는 소소한 튜닝으로 시작하다가,

이것도 퍼온사진

차 자체에 [나 돈 처발랐소~] 하는 강렬한 이미지,

다 필요 없고 효율 우선

그러다가 대회 참가 횟수가 늘어나면, 외모 다 필요없고 효율중심으로..

 

지금 생각하면 내 중학교 초반의 용돈은 거의 여기에 탕진된 것 같다.
디카가 없던 시대라 남아 있는 사진이 없는게 아쉽다.

못다한 이야기는 #2에서 계속 해볼까 한다.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728x90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