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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ulator III - Overview

EII를 발표한지 3년이 지나 1987년에 E-Mu가 발표한 새로운 샘플러가 바로 이 EIII 이다. E-MU 샘플러 라인에서 최초로 CD 퀄리티인 16Bit 44Khz 샘플링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당시로서는 대용량인 최대 8메가의 메모리, SCSI 기기의 장착이 가능한 당시로서는 괴물에 가까운 기기였다.

 1987년에 우리가 접할 수 있었던 컴퓨터의 대명사였던 애플의 Apple II 가 고작 64k의 메모리, 그 이후의 XT컴퓨터도 1메가의 메모리를 장착하고도 엄청난 가격이었음을 고려하면 8메가의 메모리는 정말 대단한 용량이라 할 수 있다.

 당시에 기본 4메가 메모리로 출시된 EIII의 메모리를 8메가로 업그레이드 하는데 드는 비용이 $2,500 이 넘었고, EIII 풀 옵션 기종의 경우 초기 판매가격이 $15,195 였다. 지금의 환율로 계산하면 대략 1,800만원이고, 당시에 대략 왠만한 집의 전세금이었다는걸 생각하면 정말 엄청난 가격이었다.

 EIII는 대부분의 EII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였으나, 더 빨라진 메인 프로세서를 장착하였고, 키보드 버전의 경우 5 옥타브의 애프터터치와 벨로서티를 지원하는 키보드를 내장하였다. (1988년에 애프터터치와 벨로서티라니!!!) 또한 Rack 버전과 키보드 버전 공히 16개의 아웃풋을 기본으로 장착하여 출시되었다.

 하지만 이것들보다 더욱 대단한건 EIII의 아웃풋에 장착된 아날로그 필터칩이다.
 빈티지 악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이름을 들어보았을법한 Curtis(커티스)의 CEM3387 칩이 장착되어 있다. 요즘에도 리얼타임 필터링 칩들의 가격이 상당함을 볼때, EIII 에 CEM3387 칩을 그것도 아웃풋 단자마다 장착한것은 EIII의 엄청난 가격의 첫번째 요인이었다.
(개별 16아웃풋이 무려 다 커티스칩이라는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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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사진은 EIII의 랙 형인데, 엄청난 가격때문에 정말 적은양밖에 생산되지 않았던 모델이다. 키보드를 제외한 모든 기능이 동일하며, 모든 내장 보드들이 세로로 설치되어 있다.
사진을 보면 크기가 잘 가늠이 가질 않지만, 4U 사이즈 랙에 거의 왠만한 데스크탑 본체와 거의 비슷한 크기를 자랑한다. 랙케이스에 넣었을때 케이스 뒤로 본체가 삐져나올 정도이니;;;

 44Khz 16Bit로 겨우 36초밖에 샘플링이 안되지만, 요즘처럼 컴퓨터의 성능이 좋아져서 소프트웨어 플러그인으로 해치우는 시대에는 샘플링 타임 리미트같은건 고려대상이 되지 못한다.
 활용도는 응용해먹기 나름이라는거...

 오히려 이런 제품들이 나올 당시에는 단점이었던 A/D D/A 컨버터를 거치면서 생기는 소리의 왜곡이 요즘은 자신만의 사운드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중요한 비밀병기가 아닐까 싶다만... 12비트 샘플러도 아니고... 16Bit 44Khz 정도의 사양으로 샘플링 할 수 있도록 나온 기종들은 사실 아주 좋은 모니터링 환경에서 주의깊게 비교하지 않는한은 그렇게 왜곡이 퍽퍽 생겨나고 그러질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이녀석들이 출시되었던 당시에는 왜곡이 아니라 충실한 원음 재생이 목표였기 때문일거다.

 직접 오디오 샘플링을 했을때도 하드웨어 자체는 씨디퀄리티의 스펙이지만, 실제 샘플링했을때의 질감은 뭐랄까 살짝 LP같은 뉘앙스의 소리랄까... 그나마 직접 오디오 샘플링을 하지 않고, SCSI를 통한 전송이나 아래에 설명한 EMXP 같은 소프트웨어로 Wav 파일을 로딩해버리면 사실 질감의 변화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을 정도다.커티스 칩 어쩌구 하는 설레발도 사실은 다 일일이 오디오 샘플링을 하고 그걸 멀티 아웃으로 리얼타임으로도 작동하지 않는 내부 필터나 아날로그 프로세싱을 일일이 다 거쳐서 소리를 만져줬을때나 "어랏 이거 소리가 좀 바뀐건가?"할 정도의 뉘앙스이다.
 어차피 이놈은 소스 통과용 리얼타임 컨버터로도 사용할 수가 없으니, 그런 노가다를 감내할 자신이 없다면 '커티스 효과'는 과감이 포기해버리시라... =_=

 활용하기 나름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해보면, 외국 어느 사이트에서 본 리뷰처럼 드럼머신으로 사용하면 16 Output의 16 Poly를 이용한 '한방에 전 트랙을 다 받을 수 있는' 괴물 드럼머신으로 변신하는 악기이기도 하고, 구하기가 어렵긴 하지만, 라이브러리 CD-ROM 을 잘 뒤져보면 예를들어, 같은 DX계열이나 기타 빈티지 신스를 샘플링한 프리셋이라 할지라도 최근의 모듈이나 샘플 라이브러리를 소프트웨어로 돌렸을때의 느낌과 차이가 많이 난다. 이건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데, 기껏해야 프리셋 한개당 대체로 1-2메가가 되지 않는 저용량 프리셋들인지라 대신 악기의 기능을 십분 활용한 프리셋이 아무래도 요즘 용량으로 밀어붙이는 저질 고용량 샘플 프리셋들보다는 정성이 더 담겨있을지도 모르겠고, 아니면 뭐 이게 아날로그 프로세싱+커티스효과 일지도 모르겠다.

소문에는 우리나라에 단 4대가 존재한다는둥, 어쩌고 저쩌고 말이 많은데, 일단 대한민국에 4대뿐이 라는 것은 사실이 아닌걸로 본인이 확인했다. 일단 직접 본 기기가 내가 소유한것 까지 랙형만 4대이고, 그 외에 중고장터에서 돌아댕겼던 건반형이나 뭐 이베이에서 구입한 유저가 하나도 없을리도 없고... 적어도 국내에 10대는 있지 않을까?

 단점이라면 이제 고장나면 진짜 영원히 바이바이라는것 ㅜ.ㅜ
내 EIII도 아날로그 Input이 맛이 잠깐 가서 수리를 했었는데, 부품 구하기가 어려워서 미국, 일본에서 부품을 공수해다가 겨우 수리를 했다 =_=;;;
부품값보다 부품 운송료가 더 비쌌다고 하면 말 다한거지...

 한동안 사용환경에 문제가 좀 있어서 거의 방치수준이었는데, 최근 모두 해결되어서 작업데스크 오른쪽 맨 아래를 꿋꿋하게 지키면서 발군의 활약중이다.
E3 를 쓰면서 사실 제일 궁금하기도 하고 까다로웠던게 바로 아날로그 샘플링이었는데,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오리지날 E3는 후에 나온 저가형 (... 이라고 해도 비싸다 ㅜ.ㅜ) E3X 기종과 달리 다이렉트로 샘플 인풋으로 들어온 오디오 신호를 필터링하는 기능이 없다. 인풋에 들어오는 소리를 미리 들어볼수도 없고, 샘플링하는 중에도 다이렉트 모니터링은 되지 않는다.
이게 사실 되게 불편하다. 머 어차피 들어가는 소리야 스피커에서 듣고 있는다지만... 아무튼...
직접 샘플링하는게 맛이긴 한데, 요즘은 너무나 귀찮은 일이기 때문에 -_-;;;
요걸 아주 조금 편하게 할 수 있는 툴이 있다는걸 얼마전에 알았다.

바로 컴퓨터의 wav 파일을 e3 포맷의 플로피디스크로 생성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디스켓에 wav 파일을 뱅크화시켜 넣어놓고나서 이걸 E3에서 불러들인다음에 키맵설정만 해주면 일단은 기본적인 패치로 활용이 가능하다!  단, wav 파일을 바로 디스크로 옮기는 것이므로, 아날로그 샘플링은 포기해야된다는거...
그리고 프로그램이 도스용이라 사용하기가 좀 버겁다는거...
요런 문제점들이 존재하긴 한다.

프로그램 이름은 EMXP이고, http://users.skynet.be/emxp/ 가 개발자의 홈페이지인듯 하다.

여기서 프로그램도 다운받을수 있다. 도스용이라 윈도우에 익숙한 분들은 좀 불편할 수 있겠으나...
이게 조금만 머리 굴려서 활용하면, E3 사용자가 보유한 자신의 샘플 데이터 하드디스크나 ZIP 디스크를 CD로도 구울수 있다. 사실 wav 파일 심는거보다 요게 더 메리트가 있는것 같기도 하다. ㅋㅋㅋ
홈페이지를 보면 알겠지만, 플로피디스크를 쓰려면 드라이버도 하나 깔아야 하고 조금 복잡하긴 하다.

게다가 요즘 컴퓨터는 플로피디스크가 필수옵션이 아니라는거!!! ㅜ.ㅜ
근데 이넘은 USB플로피디스크는 아직 인식하지 못하는것 같다.
결국, 똥컴이라도 어디서 하나 주워다 쓰던지 해야한다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사실 이런 삽질을 하지 않고, 돈이 많으면 Chicken Sys 의 Translator 같은거 사서 쓰면 몸과 머리가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만... 가격의 압박이 꽤 되므로...

... 몸이 살짝 고생해주기로 했다 ㅜ.ㅜ

EIII의 대략적인 스펙은 다음과 같다.

동시발음수 : 16 Voices

샘플링 : 16비트, 44.1 Khz (8메가 메모리)

시퀀서 : 16트랙, 100패턴

ADC : Sony20018

DAC : PCM53JGI

아날로그 필터 : Curtis CEM3387

VCA : ADSR Envelope Control

MIDI : 16ch in, out, th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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