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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 코러스 하면 왠지 파란 느낌인데 이녀석도 제대로 파란색이다 +_+

원래 나는 코러스 페달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어릴땐 클린톤으로 뭘 잘 하지도 않았고, (돌게인 즁즁이 러버 ㅡ.ㅡ)
대체로 내가 구할 수 있는 코러스 페달은 보스 CE 계열이라 어두운(?) 느낌이 많아서 별로 손이 가질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CE 계열의 코러스는 80's 록 음악에서 잭슨 / 샤벨 / 비씨리치 등의 뾰족뾰족하게 생긴 기타들의 전성기때 보통 록 발라드에서 중간에 나오는 클린톤 아르페지오 등에 많이 사용되었다. 그래서 대체로 이런 쪽 음악을 카피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CE의 사운드가 오히려 더 익숙하게 마련인데, 이상하게도 나는 그런 코러스 소리가 좀처럼 마음에 와닿지 못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Line6의 POD 나 Helix 등의 시뮬레이션 선물세트를 사용하게 되면서, 메뉴얼에 나와있는 이펙트들의 원본에 대한 설명서인 '모델 갤러리' 문서를 꼼꼼히 읽어보다가 트라이 코러스 (Tri-Chorus)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아마도 Line 6 의 M 시리즈의 메뉴얼이었던 것 같다.

Line6 Model Gallery 발췌

자 여기서 Song Bird / DyTronics Tri-Stereo Chorus 에 기반한 시뮬레이션이라는 설명까진 좋다.
그 아래 문구를 잘 보자.

You may have never seen one, but you've heard it hundreds of times.
넌 아마 한번도 (실물을) 본적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넌 이미 수백번은 들어봤을거야

아놔...

 

그렇다.
실물을 본 적도 없는 뭔지도 모르는걸 하염없이 찾고 있었던 것이다.

 

울고 싶...지 않아

 

그 시절 우리가 좋아하던 형들의 뒤에는 다 하나씩 있던거였는데 그 존재조차 몰랐던거다.
나만 그런건 아니었다는 게 저 라인 식스의 메뉴얼을 보고 그나마 위안이 되었... 긴 개뿔!

요즘 시장에 수많은 기타 앰프&이펙터 시뮬레이션 종합 선물세트들이 난립중이다. 
마치 누가누가 더 복각 잘하나 시합이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시합 맞다. 지는 회사는 세상에서 소멸되는... '_')

그런데, 내가 항상 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복각이나 시뮬레이션 종합 선물세트를 사용할 땐 원본들에 대한 공부를 어느정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본이 무엇이고, 누가 어떻게 쓴 사례가 대표적이라는 것을 아는게 무조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장님들이 코끼리를 여기저기 만져서 그 느낌을 종합해 코끼리의 전체 모습을 유추하는 것도 예술이라는 분야에서는 때로는 개성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이 너무 길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제대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리저리 돌려봐야 [만질수록 골로 가는] 소리만 나올 뿐이더라... 하는 것이 나름 꽤 오랜 시간 방구석에서 혼자 삽질을 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그런 이유로, 엄청난 수의 앰프와 이펙터가 쇼윈도를 가득 채우고 있는 종합 선물세트는 어느정도 그 안의 장비들의 실물들의 사용법에 익숙하지 못한 초급 사용자들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투브에서 날고 기는 서양 형님들이 나랑 똑같은 멀티 가지고 소리를 금방금방 잘 잡아내는 이유 중 하나는 그분들은 그 안의 시뮬 이름만 척 봐도 이게 뭔지 감이 팍 오고, 또한 실물을 만져본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을거다. 

마치, 어디가 아플때 어떤 치료를 하고 무슨 약을 먹어야 하는지 아는 의사와
일단 아무거나 먹어보고 통증이 덜해지는지 스스로 일일이 경험해보는 일반인의 차이쯤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도 앰프나 이펙터 잘못 고른다고 죽지는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겠다. :-)

 

아무튼,

그래서 내가 찾던 코러스는 트라이 코러스 계열의 코러스라는 것을 수많은 삽질 끝에 알게 되었고,
왠만한 코러스 페달들은 대부분 보스의 CE 계열을 모델링했으며, 심지어 그나마 CE를 벗어난 Dimension 같은 경우도 개인적으로는 Tri Chorus 에 비해 약간 어두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으니,
그 와중에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트라이 코러스계열의 코러스는 그 중에서도 극소수인데다가,
실제 Left, Right, Center 의 3채널이 스테레오로 작동하는 트라이코러스를 모노 인-아웃풋인 기타에 적당히 비슷하게 배치한 꾹꾹이들도 있었기에 헤메이는 시간이 더 길어져 버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우연히 프리 더 톤의 이 모델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2021년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얼마전에 후속 모델인 TA-2H 모델이 일본 현지에서는 발매가 된 듯 하나, 국내의 온라인 쇼핑몰에 판매하는 제품들은 대부분 연식이 된 모델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서 TA-2H를 구하려면 직구를 하는 방법밖에 없는 듯 하다.
다행스러운건 TA-1H와 TA-2H의 차이점은 저장 가능한 프리셋 갯수가 4개에서 99개(미디 페달이 추가로 필요하다)로 늘어났고, AD/DA 컨버터가 Flight 시리즈에서 사용된 것과 동일한 제품으로 변경되었다는 점이다. 
거의 한두가지 설정으로만 사용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크게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의 변화이기 때문에 일단은 TA-1H 모델을 구입하기로 결정하고 실천은 빛 보다 빠르게...!


 그래서 코러스 페달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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