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에 소개할 녀석은 엄밀하게 말해서 '악기'는 아니다.

필터라고 해야 맞는건데, 뭐 음악장비니까 그냥 악기이야기 카테고리에 다 때려넣어서 쓰려고 한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뭐 죽이는 소리가 나온다는 그런 입소문과 함께, 해외 잡지나 사이트에서 동영상을 봐도 특히 영국껄 보면 거의 "Must Have"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에 뭐가 그리 좋나... 했었다.

실제로도 몇년동안 이거 살까 말까 살까 말까... 사려니 가격이 세고, 안사려니 궁금하고 그랬던 장비다

내 지론이기도 하지만, 악기란것도 인연이 닿아야된다고 늘 주장한다.
이 녀석이 그랬다. 작업 파트너 디케이군이 작년부턴가 이녀석에 꽂혀서 산다고 인터넷 중고장터를 그렇게 뒤져대는데, 매물이 나와서 연락해보면 먼저 누가 찜했거나 뭐 그런 상태...

워낙에 국내에서 매물이 많은 녀석도 아닌지라서...

간단히 소개를 해보자면,

1995년에 Mutronics 라는 영국 회사에서 개발해서 출시한 녀석인데, 후에 그 유명하신 대형 DaftPunk의 곡 DaFunk라던가 homework 앨범에서 적극 쓰여진 관계로 유럽에서도 더 유명해졌다고... 퓨쳐뮤직 과거 리뷰 기사에서 그러더라.

그 외에도 잠깐 이녀석을 쓰시는 대형들의 이름을 언급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Massive Attack - Leftfield - Nellee Hooper - Radiohead - Thrash (The Orb) - Youth
 Moloko - Edwyn Collins - Andy Weatherall - William Orbit - Marius De Vries
 Sasha - Battery Studios - John Smith (Blur engineer) - The Rapino Brothers - Dodgy
 Martin Gore (Depeche Mode) - Charlie Hall - The Creatures - Real World Studios
 Lisa Stansfield - Barry K Sharp - Jah Wobble - Tongue & Groove Records - Mute Records
 David Toop - Mark McGuire - Ry Cooder - Steven Barkin - The Dust Brothers
 Q Engstrom (Depeche Mode engineer) - David Arnold - Beck - Pascal Gabriel
 Joey Negro - Nine Inch Nails - The Lightning Seeds - Daft Punk

졸라 많지 않은가!

소닉 스테이츠나 빈티지신스닷컴을 봐도 한 악기에 이렇게 많은 뮤지션이 매달려 있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하겠다. 거의 하우스 음악하는 사람들은 다 쓴다고 봐도 무방하겠고... 나인인치 네일스의 기괴한 드럼톤을 만드는 데도 핵심적인 기재로 사용된단 얘길 바람결에 들은적이 있다. ~_~

뮤트로닉스 웹 사이트에서 소개해 놓은것을 잠깐 인용해보면

"60년대 후반의 신디시스 기술이 베이스가 되어 만들어진 스테레오 아날로그 이펙터 유닛" 이라고 한다

(The Mutator is a stereo analogue effects unit based on technology developed for synthesis in the late sixties)

뭐 무슨 사정인지는 몰라도 현재에는 제조가 중단된 상태라서 새것을 구입할 방법은 없다.

누군가 사서 박스도 안뜯고 짱박아놓았던게 있다면 그걸 졸라 비싼 가격에 사오는 방법은 있을래나~?

그렇다. 이녀석은 필터다. Filter... 거치는 용도로 쓴다.

처음엔 컷 오프 프리퀀시나 레조넌스를 쓸 생각이었는데, 그러니까 원래 이 녀석은 엔벨롭이랑 LFO가 연동되는 2채널 필터다. 2채널이니 스테레오에 대응되고, 각각 1채널씩 모노로 사용해도 된다.

살짝쿵 불편한점은 2 채널을 하나로 쓸수 있게는 안되어 있어서 스테레오로 사용할땐 '잘' 돌려야된다. 미디 싱크가 되긴 하지만, 이런 녀석은 원래 실시간으로 녹음버튼 눌러놓고 돌려대야 제맛이기 때문에... '자알~' 돌려줘야 된다.

컷오프와 프리퀀시를 잡고 돌려본 소감을 말해보자면...

어랏, 이녀석 거의 디제이 믹서다. 노브를 확확 잡고 돌렸을때 소리가 드라마틱하게 열리고 닫히고 뿅뿅대는게 거의 대제이믹서의 드라마틱한 그것과 굉장히 닮았다. 근데 스테레오를 조지려면 놉 4개를 잡고 돌려야되는데, 난 손이 2개밖에 없으므로 그게 좀 아쉬웠다. 미디 연동을 해서 시퀀서에서 그림을 그려야되나 ㅡㅡ;;;그리고 엔벨롭... 사실 이건 정확하게 어떻게 돌리면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지 아직 몸에 확 익혀지지가 않아서 뭐라 말 하기가 좀 어려운데, 정확한 섹션명은 왼쪽의 Env Follower 섹션이다. (아래 사진 참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사진만 보면 "아니 뮤테이터도 플러긴이 있는거야? +_+" 라는 착각을 하기 쉽지만,

열라 아쉽게도 저건 플러긴이 아니랍니다. ㅋㅋㅋ 큐베이스에서 External Device연동하는 기능에 넣어서 쓸 수 있게 만든 일종의 패치 에디터라고 해야될까? 아무튼... 그래도 원래 하드웨어랑 완전 똑같은 구조라서 참고삼아 이 그림으로 올려보았다. (본인은 큐베이스를 쓰지 않아서 자세한 기능은 모르것다~)

드라마틱한 치고 빠지기의 용도라면 프리퀀시와 레조넌스를 적절히 돌려주면 되겠고, 또 다른 방면으로 유명한 비트 뽀개기... 사운드 마구 조작해버리기의 신공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엔벨롭과 LFO를 적절히 잘 연동시켜줘야 된다. 특히 LFO의 Rate나 Depth, Env Sweep 가 엔벨롭 섹션과 잘 맞아 떨어지면 단순하게 쿵-딱-쿵쿵딱 하는 드럼비트가 완전 나인인치네일스삘의 기괴한 드럼패턴으로 바껴버린다는 사실... ㅎㅎㅎ 이건 해보지 않고는 모른다.

본인이 뮤테이터를 입수했다는 소식을 들은 잠실의 이모군이 그 귀찮아병을 이기고 작업실까지 내방하셔서 단순 드럼샘플을 한참을 조져보신 결과 굉장히 흡족해서 돌아가자마자 구입장비 목록에 올렸으나 아직도 매물이 없어 손에 넣지 못한다는 소문도 있다 ㅎㅎㅎ

그리고, 이건 거의 국내에서만 돌고도는 이야기인것 같은데...

그렇다...! 이녀석의 아웃단엔 그 유명하고 전설이라 회자되는(-_-+) 일명 '커티스칩'이 달려있다. 여기까지 읽고 '커티스칩이 뭐여?' 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래도 뮤테이터까지 뒤져서 들어왔으면서;;; 잠시 부연설명을 하자면 뭐 그냥 칩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꺼먼 몸체에 지네발같이 생긴 반도체 그것 말이다. 근데 Curtis 란 회사에서 만들었었나보더라. 정확한 이름이 아마 cem3387인가... 뒤에 숫자는 가물가물하다. 그런데, 뭐 이놈이 달려버리면 소리가 워낙 따스하고 멋져진다는 입소문 아닌 입소문이 도는것이다.

흔히 '명기' (기생이냐 ㅡ.ㅡ) 라고 칭해지는 악기들 중에 이 '커티스칩'이 아웃에 달린 녀석이 꽤 된다. Waldorf의 MicroWave 1의 초기형이나, 전설(?)로 전해지는 E3... 뭐 기타등등

(이전의 E3 소개에서도 잠깐 썼었지만, E3는 아웃풋 16개가 전부다 커티스 칩이다. 근데, 막상 써보니까 뭐 믹서도 없고 해서 아웃풋 16개를 좍 나눠서 쓸 일이 없다. 단순히 생각해도 그럼 E3 하나 쓰는데 16채널 믹서 한개가 아작나는데... 드럼을 죄다 그걸로 만들어서 개별로 쏘지 않는 다음에는 뭐 ㅡㅡ;;;;;)

암튼... 이 커티스칩의 특징

1. 악기를 중고장터에 팔때 '명기'라는 칭호를 당당하게 쓸수 있게 해준다.
2. 사실 잘 구분은 안가는데 커티스 칩이 달려있어서 역시 소리가 죽이는군요 하면서 괜히 아는척 할수 있게 해준다.
3. 앞엔 재밌으라고 한 농담이고... 소리가 좀 따땃해진단다. 소문에...
(아날로그 느낌같은것일래나~~ +_+)


뭐 그래서들 보통 뮤테이터 하면, VSTi 아웃단에 거치기만해도 달라져요 이런말 많이 하는데;;;
이 얘기는 계속하면 머리골이 아프므로 패스...
딱 한마디만 하자면, 아웃단이 고민이면 이런걸 사기전에 오디오카드부터 좋은걸로 바꾸시라고 좀 말씀드리고 싶어진다. 가격대 성능비 좋은 오디오카드에 저거 붙여 쓰려고 하지 말고 그냥 가격 비싼 오디오카드로 바꾸는게 훨씬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거라는게 내 생각이다.

아무튼 그렇다 커티스칩이 2개나 달려있다는거다. (조낸 길게도 썼다. 이거 한줄이면 되는건데)

사족을 하나 붙이자면, 사실 뮤테이터의 저 전면 파라메터에 나와 있는 기능이 필요한 경우라면 저놈을 살 이유가 전혀 없다.
엔벨롭과 LFO가 연동되는 컷오프 프리퀀시+레조넌스 필터...소프트웨어로 있으니깐 말이지...

아 사실 이거 내 작업 비밀이었는데 ㅡ.ㅡ; 과감히 공개를 하자면 뮤테이터의 모든 '기능'은 Ableton Live의 Auto Filter랑 거의 같다. 100%라고까지는 차마 못하지만 90% 정도 '기능'이 같다

여기서 착각하지 말아야 할게 있다.

'기능'이 같다는거지 '소리'까지 같다는게 아니다.

이부분이 참 거시기 하다... 나도 뮤테이터를 손에 넣기 전에 만드는 곡들에 이 Auto Filter를 무지하게 처발라댔었는데, 부푼꿈을 안고 헐떡헐떡 뮤테이터를 사갖고 와서 이리저리 돌려보니까 아 이거 Auto Filter랑 기능이 거의 같은거다...

오히려 오토필터는 마우스로 컷오프 프리퀀시랑 레조넌스를 X-Y 패드 화면에서 마우스로 한꺼번에 작동도 되고, 트랙상에서 졸라 오토메이션도 할수 있는데;;;

당했다 라는 생각이 머리를 살짝 스치면서 후회를 하려는 순간...

앞에서도 말했던, 컷오프 필터 한번 돌려보고 생각이 완전 바뀌었다.

이건 뭐 완전 레인지감이 틀리다.

하드웨어인 뮤테이터의 전체 소리가 '드라마틱'하게 변할수 있는 범위가 100 이라고 하면 Auto Filter 의 경우 80정도 나오는것 같다. (지극히 주관적인 소감이다만...)
근데 뭐 작업중인 곡에 써봤는데 나뿐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그런 느낌이라는데 어떡하겠냐;;;
그래도 80의 결과물로 노트북에서 열라 편하게 쓸수 있는게 또 Auto FIlter의 장점이다.

POD같은것도 그런 비슷한 이유로 다들 쓰는거 아니겠나..~
100점은 절대 받을수 없지만 평균80점을 받을 수 있다는게 장점...
하드웨어 녀석들은 잘 쓰면 100점도 받지만, 못 쓰면 50점도 못받을수 있다는거...


한가지 기쁜점은...

이 글을 쓰기 위해 웹 서핑을 좀 해보다가 뮤테이터의 메뉴얼을 찾았다 +_+
앞에 잘 모르겠다고 무책임하게 써놓은 Env Follower 섹션에 대한 설명이나 예가 그림으로 잘 설명이 된듯 하다. (나도 이제부터 읽어봐야된다. 방금 대충 훑어만 본거라 ㅡㅡ;)

마지막으로 어디서 스펙좀 퍼다가 넣을라 했는데, 이녀석은 스펙이 정리된 사이트 찾기가 힘들다.

그래서 뚜껑 딴 내부 사진을 실어보도록 하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728x90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