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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부터 뭔가에 홀려서 ㅁ 모 악기 중고사이트를 계속 들락날락거렸다.
정신없고 좀 피곤해서 그랬던 것도 있는데, 하루 이틀 일도 아니긴 하지만
그래서 결국 헤드폰 하나 신품 반가격에 득템 하고 뿌듯하게 자고 일어나서
습관처럼 또 'ㅁ' 사이트 관람...

Warwick 베이스 판다는 글에 옛날 생각을 하고 무심코 클릭...
바디에 선명하게 박혀있는 ''글자 발견...!!!

두둥......!!!

그게 벌써 언제냐... 잘 기억도 안난다만
1996년쯤 낙원상가에서 처음 구입했던 내 warwick 베이스가 아닌가!!!
(사실 하필이면 warwick 이고 저 모양의 악기를 구입하게 된 데에도 스토리가 좀 있었다 ㅋㅋㅋ)

그 후 친구에게 넘겼었다가, 친구가 악기에 夢이라는 글자를 조각도로 멋지게 새겨놓았었고,
그녀석 군대가면서 팔았었나..? (응? 맞아?) 아무튼 하이텔 나우누리 시절에 파란 화면에 디카도 없을때
나름 굉장히 헐값에 판다고 해서 메일(이메일 말고 통신사마다 있던 내부메일)함에 불이 났었다.

나도 나름 첫 고가(?) 악기였던데다가 이걸로 공연도 하고 그랬었기 때문에
그 후로 기억도 많이 났었지만, 그간 도통 중고시장에 보이질 않아서 궁금해 하긴 했는데...
마디에 새겨놓은 저 夢이라는 글자가 아니었다면 사실 알아보지도 못했을거다..
그냥 '어 나도 예전에 이 모델 있었는데...' 정도 하지 않았었을까? ㅋㅋㅋ

아무튼... 눈이 번쩍 뜨여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판매하시는 분이 '올려놓으신 사진을
페이스북에 내가 처음 악기를 넘겼던 친구녀석에게 보여줬고
역시 구입하는걸로 결정...
그 후에 판매자분께 연락을 드리고 나서

양재역에서 광역버스 타고 ↑ 저곳으로 슝~

대체로 같은 악기라 하더라도 저렇게 특별하게 표시를 해놓지 않는 한
나중에 다른 사진을 보면 그게 내가 썼던건지 아닌지 사실 알아보기가 어려운데
2대 주인이었던 친구녀석이 표식을 아주 잘(?) 해놓은 덕에 십 몇년이 지난 지금 다시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몇 사람의 손을 거쳐서 나한테 다시 돌아온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신기하긴 신기하다. 
내 시야를 떠나기 직전에 비해서 상태가 많이 나빠지지도 않았고,
굳이 이야기하자면 연주하면서 자주 닿는 부위가 약간 마모된 정도?
일부러 레릭 처리도 하는데 이정도야 뭐... ㅋ

그땐 디카도 없고, 휴대폰 가진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던것 같다. 
필름 카메라는 많이 썼는데, 이상하게 이녀석 사진은 스캔된것이 남아있지 않아서 아쉬울때가 있었는데,
갑자기 땅에 묻어놓았던 타임캡슐을 꺼내서 열어보는것 처럼 그때 일들이 머릿속에 와르르 쏟아져나온다.

살면서 가끔씩 생기는 소소한 유쾌함이랄까 이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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