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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글 읽는 도중 스포일러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 ]

사실, 난 넷플릭스를 자주 보진 않는다. 요즘 사회에서 모든 미디어들의 경쟁상대라고 불려지는 그 '넷플릭스'이지만, 이상하게도 잘 손이 가지 않는다. 컴퓨터로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는 멀티태스킹(이라고 쓰고 '딴짓'이라고 읽는다.)을 하느라 못보고 지나간 부분을 다시 뒤로 돌려서 볼 때가 많고, 음악 작업을 할 때 드라마나 영화를 기억에 남는 부분을 음악 제작 프로그램과 함께 띄워놓고 할 때도 있는데, 이런 환경에서는 웹 브라우져에서 스트리밍으로 보는 넷플릭스의 방식이 조금 불편하다. 

아무튼...
주말 밤에 잠도 잘 안 올것 같고, 심심한데... 하면서 넷플릭스 사이트에 접속했다. 딱히 다른 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맘 편하게 의자에 파묻힐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하나, 굳이 또 첨언을 하자면, 서양에서 만든 아시안을 다룬 영화는 잘 안보는 편이다.
이유를 굳이 들자면, 아시아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미국 등의 서구권에 살고 있는 아시안들의 이미지가 그닥 나에게 싱크로되지 않는다고 할까. 지금은 굉장히 많이 덜해졌지만, 옛날 옛적 앨리 맥빌을 볼 때부터 소위 미드에 나오는 아시안들의 이미지는 내게 '뮬란'의 그것과 비슷했다. 서양인들의 눈에 보이는 동양인의 모습 같은.
그래도 요즘은 나도 많이 글로벌화(?) 되었는지, 항마력이 조금씩 생겼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냥 예고편 보니까 웃길 것 같아서 골랐다.
맘 편하게 웃다가 자고 싶어서.

예고편 보고 갈까?

이번 선택은 나름 성공적이었다.
극중 마커스 엄마의 '김치찌개' 발음도 나름 나쁘지 않았고, 스팸과 쌀밥을 먹는 장면이라던지, 부모님이 모두 직장(아마도 장사)에 나가기 때문에 방과후 집에서 혼자 지내야 하는 환경이라던지. 미국 이민자가 아닌 나도 대체로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

결정적으로, 음악 만드는 나에게 초반부터 꽂히게 한 결정적인 장면

마커스가 어릴때 곡 작업하던 MPC3000 - 풋페달이 연결된 디테일하며...!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극중에서 마커스가 랩을 한다는 사실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는 어릴때 MPC 유저였으니까. 
솔직히 영화 초반에서 마커스의 랩은.. 좀 안쓰럽다는 느낌이 들긴 했다. 
하지만, 후반부에 가서는 들어줄만 했다.
아마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마커스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였다면, 나름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그리고, 또 하나

이걸 쓰는게 굉장한 스포일러일까 싶었는데,
예고편에 이미 그의 모습이 나와버리니, 이 영화에서 그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는 굳이 스포일러가 되진 않을 것 같다.

형, 지못미... ㅜ.ㅜ

하필이면 꼭 이런 사진이 내 눈에 걸렸지만, 뭐...
난 이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가 0 인 상태에서 시청했기 때문에 정말 키아누형이 등장할때 미친듯이 빵빵 터졌었다. 존 윅의 이미지를 비틀기라도 하듯, 수트 복장으로 나타나서 그 찌질한 모습이라니... ㅋㅋㅋㅋㅋ

어차피 넷플릭스에 들어가서 인트로 화면을 보면 대략 어떤 분위기일지 사전에 인지할 수 있겠지만,

진지하게 작품성 있는 영화를 보고 싶어 - 라고 한다면 비추,
그냥 한바탕 즐겁게 웃고 싶어 - 라고 한다면 추천할만한 영화.
... 라고 할 수 있겠다.

유머 코드가 맞지 않아 웃기지 않았다면...
그저 죄송할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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