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금전적인 문제로 힘들었던 시절에 MSP5를 헐값에 팔아버린 이후로 모니터 스피커의 선택에 관해서는 그닥 만족스러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아직도 그러하지만, 내 안에서 어떤 '소리'라는 것에 대한 기준도 별로 없기도 하거니와 나도 엄청 남들 이야기에 흔들리는 팔랑귀라고 생각되는지라.. oTL 종이로 만들어진 흰 스피커 콘지를 가진 상징적인 이 녀석은 어릴때부터 잡지 등의 매체에서 스튜디오 사진이 실릴때면 어김없이 그곳에 자리하고 있는 일종의 표준 같은 녀석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적어도 내 주변에서의 이녀석에 대한 평가는 최악중에서도 최악이지 않았나 싶은데...
그래서 20년에 좀 못미치는 세월동안 한번도 구입목록에 들어본 적이 없었던 녀석이다.
최근 몇 년간 이런 저런 문제로 인해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로서 출시된 제품이 아닌 소위 '하이파이'계열의 입문용 스피커라고들 하는 '모니터 오디오' 사의 '벡터10'이라는 제품을 사용중이었다. 물론 난 하이파이 라는거 전혀 모르기도 했고, 돈 많이 들어가는 취미라 생각되어서 관심 안가지려고 노력중이지만... 그쪽에 취미를 가지고 있어서 언제나 날 뽐뿌질시켜보고파 하는 YD군 이야기를 듣고, 가격이 좀 덜 부담스러웠던지라, 뽐뿌에 넘어가드린 것이 벌써 2년이 조금 넘었다. 그럭저럭.. 크기는 작아도 꽤 괜찮은 소리를 내주고 있는 녀석.. (아직도 잘 사용중... ㅋㅋ)
작년의 '멘붕'사태 이후, 가까스로 정신 추스리고 가을께 작업했던 곡을 모니터링하다가 뭔가가 이상함을 발견하여 그때부터 다시 모니터 환경에 대한 고뇌가 시작되었는데... 작업을 꽤 오래 쉬면서 어찌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리를 듣는 나의 태도가 좀 바뀐듯 하고 이전보다는 내 안에서 그 기준이 좀 생기는것도 같았지만, 역시나 어떤걸 고르느냐에 관한 문제에 봉착..
가격도, 성능도 그래도 만만(?)한 전에 쓰다가 팔아버렸다는 그녀석..이 선택지로 떠오르다가, 국내에서 꽤 이름값 있다는 다른 스피커도 빌려다가 사용해보고, 낙원상가 들를때마다 모니터링 가능한 샵에 가서 다른 모델들 몇 가지도 비교청취... 5인치 언저리에서는 답이 없는걸까 라는 생각도 조금 들었지만, 그 이상으로 가기엔 공간과 금전의 부담도 있고... 오히려 더 선택이 어려워지던 상황... oTL
그러던 중, 나름 오랜 고민끝의 결과로 이녀석이 선택되었다. (선택에 있어 도움을 주신 두 엔지니어님들과 우연하게 그 자리에 있게 해준 후배님께 감사...(_ _) )
이 녀석 들여오는 과정도 험난해서, 기껏 중고 알아보다가 보러가기로 연락을 마친후부터 눈이 쏟아지기 시작해서 솔직히 차 끌고 나가는게 미친짓 아닌가 싶을정도의 날씨.. 꼭 뭔가 중요한(?) 녀석을 들여올때 이런 일이 가끔 있는것 같다. 마치 초자연적인 그 무엇인가가 나와 그녀석들의 만남을 가로막고 있는듯한..? ㅋㅋㅋ 주변에서의 굉장히 안좋은 소문이라던지, 거래당일의 날씨 변덕, 그도저도 아니면 정말 묘한 상황.. 등등의 방해가 한두번이 아닌지라 에라 모르겠다 싶어 폭설속에 차 끌고 벌벌 기어가 구입..
결국, 최근 몇 년간 기타에 관한 호기심 충족과정에서도 그랬지만 왜...? 뭐가 그토록 좋지 않고 이상했기에 그런 소문들이 돌았을까... 하는것
앞에 이미 썼듯이 기존에 패시브 스피커인 벡터10을 사용하고 있던 관계로, 지금 나는 다른이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RA나 Hafler나 Crown 같은 앰프를 사용하지 않고 기존에 벡터10 사용중이던 앰프에 연결해서 사용중.. (구입 당시 전 주인분께서 이녀석과 매칭이 좋다고 소문난 Crown의 앰프에 물려서 테스트하게 해주셨었는데, 테스트시에 느꼈던 느낌이나, 집에 와서 내 앰프에 물렸을때 느낌이나 크게 차이는 없었다. 하이파이 기기들처럼 그렇게 매칭 특성 타는 스피커는 아니라고 들었지만... 음 암튼.. )
그간의 일들로 인해서 더욱 굳어진 확신은
'카더라' 통신들과 검증되지 않은 부류의 사용기는 믿을게 못된다는것... 정도? ㅋ
소리를 듣는다는게 정말 주관적이어서, 나와 다른이들간에 서로 귀를 바꿔서 들어볼 수 없는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 하겠다. 차라리 시각적인것은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그 차이를 인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그것도 사실 쉬운일이 아니기는 매한가지일듯 하다만...) 소리를 듣는 문제에 있어서는 들리지 않는것을 들린다 한다던지, (혹은 그 반대) 동일한 느낌을 표현하는 단어가 서로 다르다던지, 아니면 아예 거짓말을 한다고 해도 그것을 알아채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닌것 같다. 또한, 소리를 듣는것도 결국 시각이나 기존의 정보들에도 꽤나 영향이 있는듯 하고.. 비교하고자 하는 A와B를 동시에 같은 조건으로 청취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나처럼 순간 기억력이 아주 좋지 않은 사람들은 앞에 들은것들 금새 잊어버리고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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