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g M01 DS 에 관한 글을 쓰고, 댓글에 대한 댓글을 쓰다가 문득 내 자신에게 정리도 할겸 해서 그동안 써본 휴대용 기기들에 대한 소개를 해 보고자 한다. 요즘은 노트북을 들고다니면서 까페에서 간지나게 음악 만드는 분들도 많은것 같은데, (본인도 간지는 안나지만, 가끔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서 근처 까페로 피난 가는 경우가 있슴 ㅡㅡ;) 여기서는 정말 길에서도 순간 떠오른 악상을 바로 기록하거나 음을 연주해 볼 수 있는 휴대용 게임기의 프로그램이나, 독립적인 작은 장난감 악기 쪽에 한해서 글을 써 보려 한다. 노트북을 이용하면 어차피 일반적으로 쓰는 DAW를 똑같이 쓸 수 있으니까 이쪽은 이번 글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ㅋ
일명, 휴대용 음악 제작 기기 총정리편 - 이랄까?
프롤로그
내가 모바일 환경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건 대략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는 하드디스크 레코딩이나 소프트웨어 악기의 초기 시절이기 때문에 노트북 한대로 모든 것을 다 끝낸다는 생각 자체가 당시 환경으로 약간 무리였었는데, 왜 그런 생각을 가졌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당시 초 고가였던 매킨토시 파워북 G4 최상위 기종을 무지막지한 가격에 지르고, 초장기 USB 외장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구입해서 하드디스크 레코딩에 도전했으나, 당시에는 나의 지식이나 실력상으로도, 기술적인 부분으로도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다. 그래서, 음악 외의 일을 잠시 하면서 눈을 돌렸던 것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진지하게 곡작업을 하는게 아닌, 어디서든 아이디어를 기록해 놓을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고, 대략 2005년 전후로 널리 보급된 휴대용 게임기의 홈브류 어플리케이션에서 어느정도 그 해답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으나, 그게 진정한 삽질의 시작인걸 누가 알았으랴... ㅜ.ㅜ
처음엔 Nintendo DS, Sony PSP, 그밖의 독립적인 미니기기 들 정도로 이 글 하나에 정리해 보려고 했는데, 글의 양이 생각보다 상당히 많아져버린 관계로, 1편 닌텐도 DS, 2편 소니 PSP, 3편 그밖의 장난감스런 미니기기들로 한번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1. 닌텐도 DS 계열
(내가 가진 것도 이것과 같은 흰색 +_+)
처음에 내가 휴대용 음악 제작기기에 빠지게 된 계기 라고 할 수 있겠다. 닌텐도 DS에는 소위 닥터 라고 불리는 메모리카드들이 있다. 닥터를 소개하는 글이 아니니까, 닥터를 찾아오신분들은 여기서 뒤로가기~ ㅋㅋ
여하튼, 그 메모리카드의 본래 목적은 기존의 게임 소프트웨어 이외의, 유저들이 개인적으로 제작한 일명 '홈브류' 라는 소프트웨어들을 구동하기 위함인데, 그 홈브류들 중에 미니 시퀀서라던지, 게임을 하는 기분으로 음악적인 무언가를 만들어 볼 수 있는 툴들이 꽤 있어서, 나름 빠져버리면 헤어나오기 힘든 중독성이 있던것 같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해본 DS의 음악제작 툴들은 다음과 같다.
ElectroPlankton (정식 발매 롬) Korg DS-10 (정식 발매 롬) Nintendo DS Guitar (M-06) (정식 발매 롬) Glitch DS (홈브류) Repeater DS (홈브류) Cell DS (홈브류) NitroTracker (홈브류) Korg M01 (정식 발매 롬)
써놓고 보니까 꽤 많다. @.@
이것도 역시, 처음에는 이거 하나로 다 만들어보려는 야심찬(!) 계획이었지만, 결국 처음부터 이야기 한 것 처럼, 이것 하나로 다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면, 재미도 있고, 쏠쏠하게 유용한 악기로 닌텐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먼저 언급해두겠다.
그럼, 이제부터 하나하나씩 간단한 소개를 해 보도록 하겠다. (각각의 내용이 꽤 긴것도 있어서, 클릭해서 볼 수 있게 준비했으니 너무 귀찮아하지 마시기들~)
Electro Plankton
무려, 닌텐도 DS 롬 넘버 1번 되시겠다. -0-
이건, 시퀀서도 아니고, 악기도 아닌 - 사실 게임이다. - 터치를 이용해서 소리를 창조하는 게임이랄까..? 정말 이건 직접 해보지 않으면 감이 잘 안오는 녀석인데, 화면을 간단히 소개해보겠다.
그림은 닌텐도 DS의 두 화면을 함께 캡춰한 것인데, 아래쪽 터치 화면에서 이미지들을 적절히 터치하면, 그것들이 연쇄반응해서 거기에 대응하는 각각의 소리들이 계속 중첩되면서 몽환적인 사운드(곡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가 나오는 식이다.
터치에 대응하는 사운드 (혹은 루프)들은 미리 제작진이 정한것이지만, 그걸 불러오는건 유저의 소관이기 때문에, 준비된 룹들로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개념이라고 하는게 맞을 것 같기도 하다. 게다가, 윗쪽 화면에 나오는 영상이 꽤 예쁜것도 많아서, 처음에 이 소프트를 접해보고는, 윗쪽 화면만 카메라에 담아서 라이브할때 프로젝터에 보여주면 나름 괜찮은 세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Korg DS-10
자, 이제 본격적으로 등장하신다.
무려 Korg의 레트로 신스인 MS-10을 닌텐도 DS에 집어넣어버린 역작(?)이다. 아마 제작도 Korg가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모르는 사람은 이 사진을 봐도 감이 안 올 것이고, 예전에 모 게임 커뮤니티에서 관련글을 검색해본 적이 있는데, 어디서 쫌 아는척 해보려고 하는 사람들의 댓글 내용중에 '신디사이저 소프트웨어인데 기타나 피아노같은 소리는 없지만 EP같은건 들어있을겁니다' 블라블라~
네... 죄송합니다만 EP같은것도 없습니다. (_ _)
이녀석의 모체는 Korg의 세미 모듈라 신스인 MS-10 이다. MS-20의 기능 축소판 같은 녀석인데, 일단 사진을 한번 보시겠다.
자, 이렇게 보면 그냥 뭐 조그만 건반같지만, 우측에 있는 포트들이 복잡함의 핵심인거지... -_-
(요건 MS-20이지만, 암튼 이렇게 쓰는겁니다. ㅋㅋㅋ 감이 오실련지...?)
위 사진이, Nintendo DS-10의 일부 기능 사진인데, 정말 대단한건 모듈라 신스 부분을 터치 스크린으로 구현했다는 것이다 !!! 사진 오른쪽의 노란 선들이 이어진 것이, 저 윗 사진에서 패치 케이블이 막 꽂혀있는 그것과 같다. 물론 기능이 좀 많이 단순해지긴 했지만, 신디사이저에대한 기초지식이 확실하지 않으면 저것도 쉽진 않다는걸 써보면 금방 느낄 수 있을것이다. ㅋ
기억나는대로 좀 더 써보면, 신스 2 파트에, 드럼 1파트가 제공되고, 드럼은 다시 킥, 스네어, 하이햇, 또 뭐 하나 해서 4파트가 제공된다. 그리해서, 드럼파트 4개, 신스 2파트 도합 6채널의 미니 믹서창도 제공되고, 간단한 공간계나 모듈레이션계열 이펙터를 쓸 수도 있다. 게다가, 건반을 터치펜으로 연주할 수도 있고, 위 왼쪽 사진 하단의 까만 바닥은 무려 카오스패드 형식의 패드이다! 여기서는 아무래도 이펙팅이 주가 아니므로, 카오스패드보다는 카오실레이터의 기능에 더 가까운데, 카오실레이터를 쓰듯이, 스케일이나 아르페지에이터를 어사인해놓고 저걸로 연주할 수 있다. 카오실레이터 써본분들은 알겠지만, 요거 꽤나 재미있고 유용하다.
처음에 오~ 하다가 악기 3개갖고 뭘 하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무려 이게 무선으로 닌텐도 DS 4대까지 싱크가 되기 때문에, 유투브 등에서 동영상을 찾아보면 꽤나 흥미를 끄는 동영상들을 찾아볼 수 있고, 한대만으로도 엄청난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유저들의 동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냥 넘어가면 심심하니까 전에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동영상 한번 링크해보겠다.
이것 말고, 다프트펑크의 곡을 포르만트 신서시스를 이용해서 정말 죽이게 연주한 동영상이 있었는데, 저작권 문제로 삭제된것 같다. 아쉽..
Nintendo DS Guitar m-06
이것은, 저 타이틀 사진만 봐서는 뭔지 전혀 감이 안온다. ㅋㅋㅋ
무려, 닌텐도 DS를 기타로 변신시켜준다.
기타 히어로는 이 글에 넣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건 단순히 타이밍에 맞춰서 버튼 누르는 게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ㅋ 기타 히어로의 컨트롤러를 활용하는 방법이 혹시 있는지는 모르겠다. 있다면 대박이겠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찾아보질 않았다.
말로 장황하게 설명해봐야 감이 안 올것 같아서, 동영상을 첨부하겠다. 터치 스크린을 펜 (또는 피크!) 로 아래 위로 스트로크를 하고, 십자키와 버튼들로 코드를 바꿔가면서 칠 수 있다. 십자키(4방향)에 기본 4버튼이면 8개로 어떤 Key 에서 다이어토닉 코드는 다 나온다. 거기다가 L,R 키로 논 다이어토닉 코드나, 전조때 쓸 키를 어사인해놓고 쓰는 것 까지도 가능했던걸로 기억한다. (안써본지가 오래되서 ㅋㅋ)
사실 동영상이면 설명이 다 끝나지 싶었는데, 예전에 이 소프트가 나올 당시 봤던 그 영상이 없어졌더라.ㅎ 그래서 그냥 소리나 들어보시라고 동영상 하나 첨부~
기타 피킹하는것보다는 약간 반응이 느린 감도 없잖아 있지만, 코드 연주하고 노는 용도로는 정말 괜찮고, 게다가 유명한 곡들 (일본인들에게 - 일본 소프트이므로...)을 연습해볼 수 있도록 20곡 정도의 트레이닝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터치스크린에 저렇게 임의로 픽셀아트 같은 그림을 그려나가면 그에 따라 음악이 생성되는 식의 소프트웨어. 얼핏 잠깐잠깐 갖고놀기엔 재밌었던걸로 기억된다. ㅋㅋ
다음은, 좀 더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영상~!
Repeater DS
이건 적절한 이미지 사진이 없어서, 아래 동영상을 보시고 이해하시길~ MPC 등에서 Trim 으로 샘플 길이 조절하면서 놀아보신분이면 금방 이해할 수 있을것 같은데... ^^
CellDS
이것은, MonoMe나 텐노리온, 뭐 그런것들과 갖고 노는 방법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각 Cell을 터치해서 온 오프 Cell 이 드럼시퀀서가 되기도 하고, 피아노롤이 되기도 한다. 처음엔, 그냥 터치만 해보고 놀았는데, 의외로 이녀석 음색도 몇가지 있고 그렇다. 단순한 룹 시퀀서이긴 한데, 짧은 아이디어 저장용으로는 유용할지도~
NitroTracker
니트로 트랙커 - 혹시 트래커 라는 툴을 기억하시는분이라면 이해가 빠를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이것은 닌텐도 DS용으로 나온 트래커 홈브류이다. 소스만 많이 가지고 있으면 꽤나 높은 퀄리티의 트랙도 만들어버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인데,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웨이브 파형을 보면서 에디트도 가능한데다가, 닌텐도 DS의 내장 마이크로 무려 샘플링(녹음)도 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시퀀서 입력방법과 조금 다른 방향성(?) 때문에 구찮아서 안썼지만, 처음에 아무것도 모를때는 기능을 알아내려고 꽤 오래 혼자 삽질했던 기억이 있다.
(화면 퀄리티들은 좀 별로지만, 홈브류치고는 괜찮은 퀄리티의 트랙을 만들 수 있다는것에 초점을.. ^^)
Korg M01
드디어 닌텐도 DS의 마지막 (2011년 8월기준) M01 이다. 이건 뭐 오늘 새벽에도 포스팅했었지만, 그래도 다시 써본다.
본격적인 8트랙 시퀀서가 내장되어 있고, 기존의 PCM 신디사이저처럼 카테고리로 분류된 300개가 넘는 Korg M1과 01/W 의 음색들이 들어있다. 유투브 등의 동영상이나, 데모송을 참고해보면, 음색의 퀄리티도 쓸만한것 같고, 티스퀘어 곡들의 카피까지 올라와있는걸 보면 상당한 내공을 소유한 유저들도 벌써 있는듯 하다. 현재 나와 있는 닌텐도용 시퀀서라고 하면 아이디어 기록으로는 제일 무난한 녀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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