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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키 마크3는 풀사이즈 건반 4가지와 미니 건반 1가지의 모델이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분들은 굵은 글씨 중심으로 읽어내려가셔도 됩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런치 키 (Launch Key) 에 대한 설명을 먼저 조금 해 보자.

최초의 런치키 MK1

최초의 런치키, 그러니까 MK1 모델은 2013년경에 출시된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에 워낙 거무튀튀 혹은 은색의 마스터건반의 선택지 밖에 없던 시절이라, 바닥에 은은하게 주황색이 감돌면서 컬러풀한 패드 입력단을 장착하고 나온 이 건반은 주변의 다른 음악하는 친구들사이에서도 꽤 화제가 됐었다..
Ableton Live 과의 연동이나 컴퓨터의 전원이 충분하다면 별도의 전원(어댑터)을 사용하지 않고도 USB 케이블 연결만으로도 사용할수 있는 간편함이 좋았던걸로 기억한다.

런치키의 두번째 모델 MK2

그리고 런치키의 두번째 모델, MK2 이번엔 푸른빛이 감도는 바닥, 그리고 전작에 비해 늘어나거나 개선된 기능들을 장착하고 2015년 가을경에 출시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니까 mk1에서 mk2 출시는 2년의 간격이었는데, 이번 mk3 는 2020년에 출시 되었으니 대략 5년의 시간 간격이 있는 셈이다.
이번 런치키 MK3도 역시 Ableton Live와의 연동을 강조하면서 그간 변화된 Live 의 기능들에 접근 가능하도록 개선이 되었다.
Ableton Live 를 주력 시퀀서로 사용중이고, Puah1과 Push2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유저의 입장에서도, Capture Midi 기능을 아예 트랜스포즈 버튼에 달고 나온것이 눈에 띈다. Capture Midi 기능은 Push2 발매 이후 추가된 기능이라 현재 독립적인 버튼으로 Capture Midi가 가능한 제품은 런치키 마크3가 유일한 기종이 아닐까 싶다.

Capture Midi 기능 - Launchkey Mk3 한글 메뉴얼에서 발췌

 Push가 발매될때 런치 시리즈 (특히 런치 패드)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것인가 약간은 걱정스럽기도 했는데, 나름의 틈새 시장을 찾아서 꾸준히 발전하고, 특징적인 신제품을 발표하는 것을 보면 노베이션도 역시 연륜이 있는 회사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 이제 런치키 MK3 이야기의 본론에 들어가보자.

평소 같으면 샵에 들러서 데모를 해 본다던지, 봄에 하는 코바쇼에 사운드캣이 꾸준히 참가하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어서 그런 기회를 활용할 수 있었지만 작년부터 Covid-19 여파로 인해 대부분의 오프라인 박람회, 행사등이 취소되고, 매장에 들러서 잠깐 시연해 보는걸로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것도 사실인데, 무려 2주간 내 작업환경에서 관심있던 기기를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코바쇼 2021 안내 - 올해는 가볼수 있길 기원합니다!

내가 이번 체험행사에 꽂힌(?) 이유는 MK3 모델에 추가된 몇 가지의 기능들 때문이었는데, 전반적인 이번 런치키 MK3 기종의 특징은 온라인 판매처 등을 가보면 제품설명에 자세히 나와있으므로, 메뉴얼적인 스펙 설명은 피하도록 하겠다.

간단히 이 제품에 대한 나의 포커스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런치키 Mk3의 주목할만한 차별성

4가지 차별성에, ableton Live와의 연동 편의성이 더해져서 런치키 MK3가 정말 땡기는 녀석으로 나에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신청서를 넣었는데, 며칠후 사운드캣 담당자분께서 연락을 주셨고, 이틑날 택배로 배송받은 런치키 마크3를 내 책상에 올려볼 수 있었다. 

포장 튼튼하게 보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두근두근하면서 조심스럽게 박스 개봉했습니다!

결론부터 먼저 이야기하고 시작하면, Push2 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도 런치키 마크3를 추가할 가치가 충분하다.
위에 언급한 4가지 차별적인 기능 외에도, 런치키 마크3 본체의 Shift 키와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다른 부가적인 기능들이 새로운 음악적인 아이디어를 만드는데 있어서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을 했었고, 실물을 사용해본 결과 그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이번 Launchkey Mk3의 핵심 기능의 열쇠는 바로 "Shift 버튼"


Push2 와 교집합적인 부분도 있지만, 두 기기가 상호 보완해주면서 궁극적인 컨트롤 기능을 가질 수 있다
- 라고 하면 조금 과장이려나 싶지만, 어차피 마스터 키보드는 하나 필요하지 않은가? :-)

Launchkey Mk3와 Push2의 조합 - 물론, 설정샷입니다. :p

전자 음악 장르 에서는 소위 하드웨어 기기들 각각이 탑재한 아르페지에이터나 컨트롤러의 구조나 배치에 따라서 각기 다른 방향의 [창의성]이 발현되기도 한다. 이른바, [특정 장비가 존재했기 때문에 만들어진 곡] 이란 것이다.

보통은 장비 자체가 가진 바이브를 구현, 경험하기 위해서 새로 들이는 장비 하나하나마다 메뉴얼을 보면서 기능에 대한 학습을 해야 한다. 여기서 소위 "학습 곡선" (영어권에서는 Learning-Cruve 라고 하는)이 길다고 표현하는데, 배우는데 오래 걸리는 녀석들은 어지간한 명기 대접을 받지 않는 이상 도태되어 버린다.
즉, 박스 열고 전원 넣자마자 내 맘대로 주물럭거릴 수 있는 것들이 아무래도 보편적으로 다수의 유저에게 사랑을 받게 마련이다.

- 런치키 마크3의 최고의 장점을 꼽자면 바로 "쉬운 접근성" 이라고 하고 싶다. -

이 컨트롤러의 대략적인 기능들을 택배 박스를 열고 이리저리 만져본지 얼마 되지 않아서 메뉴얼 정독 없이 대부분 알아낼 수 있었다.
[Shift] 와 함께 누르는 기능들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기기를 거치며 쌓은 약간의 짬(?)이 도움이 되었다.
펌웨어 업데이트를 해야 메뉴얼대로 접근이 가능한 "탐색모드" (아쉽게도 한글/영문 메뉴얼에 이 사실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와 몇몇 기능의 유저 설정모드는 메뉴얼을 한번 정독할 필요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기능들은 해당 메뉴버튼 아래 있는 단어의 뜻만 이해할 수 있으면 즉각적으로 접근이 가능했다.

쉬프트와 함께 쓰면 뭐 하는 기능인지 다 아래 써있다!

 

드라이버...? 도라이바? 그런거 없다 꽂으면 바로!

특히나 런치키 마크3를 컴퓨터에 USB로 연결하자 마자 위와 같은 메세지가 뜬다. (사진은 MacOS 의 경우)
게다가 ableton Live 유저라면 Live를 실행하면 이미 컨트롤 서페이스에 런치키 마크3가 이미 등록이 되어 있다. (Live 11)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메뉴얼에 수동으로 컨트롤 서페이스에 런치키를 등록하는 방법이 안내되어 있다)

Ableton Live Preference 화면

심지어, USER 모드의 관리를 Novation 의 런치키 관리 사이트 (components.novationmusic.com/)에서 웹브라우저를 통해서 즉시 할 수 있다. 전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도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내 노베이션 계정에 등록시켜야 하는 과정이 있어서, 체험용 장비의 특성상 이 부분은 건너 뛰었다. 하지만 크롬 브라우져를 통해서 런치키 관리 사이트를 통해 펌웨어 업데이트나 유저 프리셋들의 관리가 가능하다.
노땅에겐 정말로 헉 소리 나는 서비스랄까... -0-

그럼 서론이 많이 길어졌지만, 내가 관심있게 본 이번 런치키 마크3 버전의 특징에 대해 체험담을 풀어보겠다.

I. 런치키 마크3의 특징적인 기능들 (4가지)

1. 코드 모드

먼저 고백하자면, 나는 건반악기를 피아노 전공자만큼은 다루지 못한다. C키에서는 자유롭지만 b이나 #이 많이 붙은 키에서는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지 못하고, 텐션이 많이 붙은 코드들은 머릿속에서 한번 궁리를 하고 실제로 내가 생각한 소리가 맞는지 건반을 눌러보고 대조해봐야 한다. 이렇듯 비루한(?) 연주능력을 갖고 있다보니, 곡을 새로 만들게 될 때, 창의성이 내 물리적인 연주 실력의 폭에 갇힐 때가 아주 많다. :-(
물론 연습만이 살길! 이라고 할수 있겠지만, 요즘의 음악이 단지 악기를 연주하는 능력만 가지고 해결되지 않는 장르가 많아졌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 적용시키는 엔지니어링적인, 프로그래밍적인 부분의 비중이 커졌고, 역시 나이 들어서 뻣뻣해진 손가락을 애써 단련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언젠가부터 소위 '날로 먹을 수 있는' 기술들에 대해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FL Studio에서 코드 만들기

최근 퓨쳐베이스 등의 장르들에 사용되는 코드를 후행 분석해보면, "배운자"의 코드들이 많이 발견된다.
많은 뮤지션들이 FL 의 피아노롤 화면에서 한음 한음 스케일대로 쌓아보면서 멋진 소리가 들리는걸 뽑아내기도 한다는걸 유투브를 통해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최근의 팝 씬에서는 9th 음은 어찌보면 거의 필수품인데다 단순한 곡에서도 실제로는 복잡한 구성의 코드진행을 쓰는 경우도 많아졌는데, 텐션을 포함한 코드들을 손가락으로 재빨리 건반을 누르려면 쉽지 않다. 
그리고, 아주 오래된 Korg Poly61 같은 코드 스탭 기능이 있던 신스에서 만들어진 특유의 하우스 코드 진행같은건 어쩌면 머릿속에서 만들어졌다기 보다는 장비의 특정 기능에서 파생된 형태라고 봐도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90년대 하우스의 시작과 함께한 Korg Poly 61 (Youtube Retro Jungle Production With Pete Cannon 영상캡쳐)


그런데...

런치키 MK3에서 이런것들이 아주 쉽게 가능해졌다.

물론, 약간의 화성학적인 지식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특별히 화성학 적인 지식이 없어도 건반 한개한개 눌러보면서 만든 조합을 그대로 저장한 뒤에는,
건반 단 1개만 눌러도 이전에 설정된 코드폼이 정해진 스케일 안에서 차례로 진행된다" 

아니, 알고 있는 코드 음들만 눌러서 만들면 직접 치는것과 다를 바가 없다. 
나는 내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무작위적인걸 원하므로, (내가 사랑하는 작업 진입 방식이다.)
걍~ 아무 건반이나 막 눌러서 괴랄한 코드 조합을 만들고 그것들을 스케일 모드를 바꿔가면서 이리저리 쳐보다 보면
어디선가 들어본 그 코드조합이 나온다. 그것도 되게 빨리... +_+

거짓말 같지만 진짜다 ㅋ

물론, Ableton Live 에서 Chord 플러그인과 Scale 플러그인을 조합하면 못할 것도 없다. 또한, 다른 시퀀서들도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이런 결과를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뭔가를 하기위한 준비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면 지루해지게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처음에 아이디어가 떠올랐을때의 충만했던 나의 감수성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무한한 자학의 시간이 돌아오는 법이다. 
곡의 아이디어를 떠올린 초기의 신선함을 잃지 않도록 빠른 속도로 아이디어를 빌드업 할 수 있는 능력도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성질급한 사람들에게는 속도가 생명)

그런 관점에서 런치키 마크3의 코드모드는 

Scale 버튼 꾹 - Fixed Chord 버튼 꾹 - 건반 아무거나 띵똥땡똥땅땡 (6개까지 가능하다)

이게 끝이다.

준비과정이 넉넉잡고 10초쯤 걸릴까? :-)

쉽습니다 쉬워요~~

 

2. 스케일 모드

스케일 모드 (메뉴얼 이미지 발췌)

이미 코드모드에서 대충 설명을 다 했는데, 건반이나 패드의 음계 배열을 원하는 스케일(음계)로 바꿔준다.
이 기능은 어쩌면 건반을 많이 다뤄온 분들께는 굉장히 어색할 수도 있다.
나는 C Major 스케일을 누르고 있는데, 소리는 C Minor 스케일 소리가 난다던지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투브를 검색하다가 원래 건반을 칠줄 아는 유저들이 어색해 하는 리액션을 가끔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신이 오늘밤 충분한 연습시간 없이 C Minor 스케일의 솔로를 후려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면
스케일 모드는 당신의 삑사리를 막는데 아주 든든한 지원군이 될지도 모르겠다 :-)

하지만, 스케일 모드 하나만으로는 사실 ableton Live 에도 이미 내장 플러그인에 스케일이 있어서 이것 자체로는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런치키 마크3에서 스케일 모드는 Fixed Chord나 Arp 기능과 만났을때 진정한 가치가 발현된다고 생각한다.

참, 그리고 좌측의 [Chord]버튼 외에도 런치키 마크3의 패드 부분을 코드 트리거로 변신시킬 수 있다.

런치키 마크3에서 패드의 스케일 코드 모드 진입 : Shift+빨간네모패드

세부 기능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이 기능을 보고 머릿속에 떠오른 신스 하나가 있었으니...

Korg Karma - 다양한 연주 편의 기능을 탑재한 신스

바로 Korg의 Karma 신스 였는데, Karma의 경우는 4개의 코드를 전면 흰색 패드에 유저가 저장할 수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런치키 마크3에서 사용자 코드(User Chord)는 16개 저장이 되니까... 

대단하다 :-)

이 모드는, Scale 모드에서 정해놓은 스케일대로(기본은 C마이너 스케일) 좌측 패드부터 순차적으로 다이어토닉 음계 배열로 1옥타브 범위만큼 생성되며, 좌측의 화살표키를 아래로 내리면 패드 색깔이 푸른색에서 보라색, 자주색계열로 변화하면서 각각 7th, 9th, 6/9 코드 배열을 선택할 수 있다.

Tip:) Scale+Fiexd Chord 로 키보드에 내맘대로 특이한 코드진행을 만들어놓은 다음에 패드의 Scale Chord의 코드들과 섞어서 플레이 해보면 또다른 세상을 경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3. 아르페지에이터

아르페지에이터. 하드웨어 신스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바로 그 기능이다. 이미 많은 VSTi 신스들에도 아르페지에이터가 내장되어 있는데, 굳이 필요할까 싶지만, 쉬운 접근성편집의 용이성의 측면에서 하드웨어의 손맛은 아직까지 마우스가 넘기 힘든 Brick Wall 이 아닐까?
물론, 유저가 1마디 2마디 안에서 진행되는 음표를 일일이 노트로 찍어서 표현이 가능한 정도의 아르페지에이터를 구현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단순한 16분음표, 8분음표의 연속된 기계적인 느낌을 피하기 위해 런치키 마크3에는 Swing, Gate, Mutate, Deviate 등의 기능을 상단 놉에 할당해 기분나는대로 돌리고 놀다가 마음에 드는 패턴이 나오면 바로 신곡 작업시작~!! 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상단 놉의 아르페지에이터 제어 기능 Shift 버튼 누르고 놉을 돌리자~!

Tip:) Mutate, Deviate : 단순하고 지루한 아르페지에이터 패턴을 벗어날 수 있는 꿀 기능이므로 잘 기억해두자 ㅋ 

빨간 네모칸이 전부 아르페지에이터 관련 부가기능 - Shiftf를 누른 상태로 쓴다는걸 잊지 말자!

예전에 모 선배님께서 말씀하셨던 명언이 기억난다.
"이것저것 돌리고 놀다가 좋은 소리가 나오면 바로 저장~~!"

이 경우에는 마음에 드는 패턴이 나오면 바로 기록하거나 심지어 ableton Live 를 사용중이라면, 한참 갖고놀았던 데이터를 Capture Midi 버튼 한번으로 session view에서 불러와버릴 수 있다. 

글을 쓰면서도 이 부분을 떠올리면 감동이 밀려온다 ㅜ.ㅜ
예전에 하드웨어 신스를 한대 한대 구입해서 즐겼던 일들을 지금 내 PC에 설치된 VSTi들을 가지고도 똑같이 할 수 있다.
여기에 키보드의 화살표 키 (←↑↓→)로 프리셋을 바꿀 수 있는 스타일의 VSTi 라면 런치키 마크3의 탐색모드를 이용해서 하드웨어 악기의 프리셋 고르듯이 런치키 안에서 프리셋도 앞뒤로 변경해 볼 수 있다.
괜찮은 아르페지에이터 패턴 한개 만들어놓고 무한 루프를 돌리면서 마음에 드는 프리셋을 찾는 과정을 런치키 마크3인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 되시겠다.

참, 아르페지에이터 패턴이 연주되는 상태에서 놉들을 양손으로 자연스럽게 주무르고 싶다면, [Latch] 기능을 활용해보자!

4. Midi 컨트롤

이 기능은 외장 장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별 도움이 안될 수도 있겠다.
런치키 마크3는 독립적인 Midi Out 포트를 통해 하드웨어 신스나 그루브 머신과 연결해서 DAW를 경유하지 않고 단독으로 컨트롤이 가능하다. 

외장악기 컨트롤 - 컴퓨터 없이 MPC와 Launchkey MK3를 미디케이블로 독립 연결


나의 경우엔 DAW로 작업하는 것 외에 AKAI MPC나 ROLAND의 MV나 SP시리즈 등의 그루브머신들 단독으로 작업할때도 꽤 있다. 컴퓨터 켜서 맨날 띄워놓는 시퀀서의 그 화면이 지겨울 때도 있고...
옆동네 섬나라 분들은 "스토익한 작업환경" 이라고 주로 표현하는데, 일부러 제한적인 환경에 몰아넣는 것이 때로는 자유도가 높을 때 보다 더 괜찮은 무엇이 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DAWless 주의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하드웨어 장비들을 갖고 노는게 정말 행복하다. 그래서 아직까지 음악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미디 포트 하나 밖에 달아준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지만, 지금 이 글에 써놓은 핵심적인 기능들을 외장 악기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마스터건반은 (요즘은) 사실 그리 많지 않다. :-(

아무튼, 그래서...
Midi 케이블로 외장 키보드를 연결할 수 있는 구닥다리 장비들을 운용할 때 항상 아쉬웠던게, 기존의 USB 연결 방식의 보급형 마스터 키보드에 Midi 포트가 빠진 제품이 점점 많아진다는 것이다. (ㅜ.ㅜ)
그렇다고 다 썩어가는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십수년도 넘은 물건들을 굳이 중고거래로 들여오기도 찝찝할 때가 많던 차였는데,  2021년에 USB 마스터건반 체험기를 작성하면서 Midi Out 포트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독립적으로 미디 패치베이로 사용가능한 롤랜드의 UM-880 - 갖고계신분 손들어봐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런치키 MK3가 USB로 컴퓨터와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별도의 전원을 런치키에 연결해 주어야 하는데, Mk1, Mk2 버전에서는 별도의 아답타를 연결할 수 있는 포트가 제공되었지만, 이번 Mk3 버전에서는 왜인지 빠져있었다. 아마도 거의 모든 유저들이 런치키를 컴퓨터의 USB 포트에 연결해서 사용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린 노베이션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걱정할건 없다. 집에 굴러다니는 핸드폰 충전기용 어댑터를 USB케이블을 이용해 전원으로 연결해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실제로 iPad용 충전기(2.0A)에 USB 케이블을 연결해 런치키 마크3의 전원으로 사용이 가능했다)

런치키 MK3를 MIDI 케이블로 외장장비만 연결할때엔 USB포트를 전원 공급용으로 활용하자

스마트폰 충전용 어댑터쯤은 방구석을 잘 뒤지다 보면 다들 한 두개씩은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

II. 마스터 키보드 구입시 일반적인 고려 사항들

지금까지 런치키 마크3 모델에서 매력을 느꼈던 4가지 특징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그 외에 일반적으로 마스터 키보드를 구입할때 고려하는 사항들에 대해서도 간단히 짚어보자.

1. 건반 (Key)

소프트 터치 키베드는 고만고만(?)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마스터 키보드의 가격대가 워낙 다양해지면서 저가격대 제품의 건반 느낌과 고가격대 제품의 건반 느낌의 차이가 점점 확연하게 나는 추세다.
내가 지금까지 경험해 본 키보드들 중에 건반의 터치감이 괜찮았다고 기억되는 모델을 몇 가지를 꼽아보았다.
(번호는 순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기억나는 대로 매겨본 번호이다)

1. Novation Supernova

슈퍼노바 키보드버전 - 이것을 알고 있다면 당신도 노땅!

지금으로부터 계산하면 선사시대(?)쯤 나왔던 초기 노베이션의 명작 신스인데, 국내에는 주로 랙형 버전이 보였지만, 드물게 건반형이 있었는데, 터치감이 아주 좋아서 단지 마스터 키보드로 쓰기 위해서 슈퍼노바를 구입했다던 분도 계셨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는 중고장터에서 1년에 한번 보기도 어려워진 극 희귀템

2. Novation Ultranova

아직도 현역이신 울트라노바!

역시 슈퍼노바를 계승한 울트라노바의 건반 느낌도 아주 부드럽다. 현재도 내 방 한켠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파란 불빛이 은은하게 새어나오는 피치휠, 모듈레이션의 자태와 부드러운 건반의 터치감은 울트라노바가 37건반 모델만 존재한다는 사실이 많이 아쉬워지게 만든다.

3. Clavia Nordlead

Novation의 Blue와 대조되는 Red의 대명사

빨간 본체의 색깔이 모든걸 압도하지만, 돌덩이 같은 모듈레이션 휠과 나무 빨래집게를 꽂아놓은 듯한 가로로 흔들 수 있는 피치 휠이 정말 인상적이고, 건반의 터치감도 (가격대가 가격대인지라) 부드럽다.

4. Novation  SL 시리즈

Novation SL MK2 - 고오급 마스터 키보드의 대명사

고가(?)의 마스터키보드 제품군이라 대체로 고급스런 터치를 언급할 때 많이 인용되는 예시이다. 
조이스틱같은 컨트롤러와 액정을 동반한 컨트롤러가 매력적인 제품

5. 그외
비싼 신디사이저 건반들은 대부분 훌륭하다 (... 당연한 사실인가? 응?)

현재 가지고 있는 키보드들 중에 full size로 런치키 마크3와 비교할만한 대상은 울트라노바가 적당할 것 같아서 두개를 같이 놓고 살짝 비교해보았다.

신-구의 조합 런치키마크3 VS 울트라노바

울트라노바는 검은건반과 흰건반이 모두 유광처리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키보드들이 그렇듯

유광처리된 키보드 - 울트라노바

그에 반해, 런치키 마크3는 검은건반은 무광처리된, 기타로 말하면 매트 혹은 사틴 피니시 같은 느낌에 건반의 좌,우 엣지부분이 각이 져 있다.

무광처리된 까만 건반 - 런치키 마크3

사진으로 차이가 느껴지시면 좋겠다. 
실제로 연주할때 손에 닿는 느낌의 차이는 크지 않았는데, 가만히 건반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런치키 마크3는 새것같은 느낌이 있다. 물론 오랫동안 연주하면 이 무광 건반에 손기름이 더해져 점점 반들반들하게 바뀔 것이지만, 이런 매트한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터치 감도는 의외로 별 차이가 없었다. 
울트라노바가 약간 부드럽게 눌린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이미 10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는 물건이라 그만큼 길이 들여지고 낡았기 때문일 확률도 적지 않다. 그에 비해 런치키 마크3는 키베드가 눌린다(?) 라는 느낌이 확실하고 여타 저질 키보드 제품에서 흔히 느껴지는 연주시에 손이 날라날라다니는(?) 느낌이 없다. 메이저 브랜드 신디사이저를 연주하는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호라!

2. 무게 (Weight)

택배를 받아서 방으로 가지고 들어오면서 예상했던 것 보다 박스의 부피는 컸고, 무게는 가벼웠다. 
우주최저체력이라고 불리는 나도 "이정도면 들고다닐 수 있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서 궁긍해서 구글링해봤다

런치키 마크3 61 건반형의 무게 - 대략 3.4kg 이라고 합니다

어? 3.4kg 이면 생각보단 조금 더 나간다. 나는 맥북프로 무게 (2kg) 정도 예상했었다.
역시 사람의 감은 믿을게 못된다. (ㅜ.ㅜ)

하지만, 61건반이 3.4kg, 그리고 두께가 그리 두껍지 않아 들고 다니기에도 크게 부담이 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오죽하면, 이번 런치키 마크3의 해외 유저 평들중에 무게가 너무 가벼워서 키보드 스탠드 위에 놓았을때 고무받침 같은게 없으면 연주할때 조금씩 미끄러진다 - 라는 평이 있을정도니까 런치키 마크3의 무게는 가벼운 쪽이 맞는 것 같다.

네. 가볍습니다!

3. 놉과 패드, 휠의 느낌

런치키 Mk3 시리즈의 놉, 패드 부분

이미 나온지 시간이 꽤 지난 런치패드 mk1 과 Push1도 아직도 방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데, 솔직히 말해 그 시절 런치패드mk1 이나 Push 1은 패드의 감도가 썩 좋지 못했다. MPC류의 그루브머신들을 써본 경험이 있다면 아마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Roland SP나 런치패드 mk1 등의 패드는 손가락으로 눌렀을때 딱! 하고 정확하게 눌리지 않을때가 많고 (아마 특유의 라운드 처리된 엣지 때문일 수도 있겠다), Push 1은 AKAI 식의 두꺼운 고무패드를 채용한 탓에 손가락이 아플정도로 패드를 때려도 Max Velocity를 얻기가 힘들었다. 런치패드 mk1은 벨로서티 적용도 되지 않았고...

"런치키 마크3의 패드는 Push2와 비슷한 갬성이다. 얇고 단단한데 손가락의 반응을 잘 캐치해주는 느낌!"

비록 압력 감지 감도가 16단계이지만, 대부분의 패드 컨트롤러 유저들이 그렇게 민감한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비추어 16단계의 압력 감지 단계면 충분히 쓸 수 있다고 생각된다.
(MPC로 시퀀싱할때도 특정 소스의 강약을 입력할때 보통 16 Level 기능을 많이들 쓰시는걸로 안다)

그래서 패드도 대략 가격대비 만족스러운 수준. (게다가 컬러풀하잖아!)
거기에 더해, 런치패드의 패드는 리듬 입력용 패드 뿐만 아니라 Ableton Live의 세션 모드에서 클립을 "Launch" 할 수 있는 기능도 있으니 1석 2조! (일타쌍피)
Live의 Session Mode에서 최대 8트랙, 2열(Scene)의 클립들을 한번에 보면서 제어가 가능하다. (씬(가로열) 전체 플레이, 혹은 클립별 개별 플레이)

놉은, 사실 나는 VST(i) 컨트롤 적인 측면에서는 무한 놉을 선호하는 편이다. 단 1개의 VST만을 특정 컨트롤러에 매핑하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이것 저것 왔다갔다 하는동안 놉을 돌리는 시작점이 달라 기존에 해놨던 세팅값이 엉망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인데, 다행히 런치키 마크3에서는 이에 대한 보완책이 준비되어 있다.
바로 "포트픽업" 기능이다.
메뉴얼의 설명을 인용하자면, 포트 픽업이 켜져 있으면 포트와 페이더를 위한 다양한 페이지 상태를 저장하고, 저장된 상태의 위치로 이동했을 때만 MIDI 출력을 하는데, 이는 놉이 제어하는 값이 갑자기 크게 변하는걸 막기 위해서 - 라고 되어 있다.

아주 다양한 환경에서 Case by case 로 테스트하지는 못했지만, 이런 부가 기능이 덧붙여진다면 시작점과 끝점이 존재하는 놉도 그럭저럭 합격 이라고 할 수 있겠다.
(포트 픽업은 최초 런치키 구매시에는 Off 로 설정되어 있고, 유저가 SetUp에서 On 시켜줘야 활성화된다.)

휠은... 이 가격에 반투명에 불빛이 뿜어져 나오는 휠 셋을 바라면 나는 나쁜사람이니까 :-)
모듈레이션 휠도 너무 나르는 느낌이 아닌, 적당히 저항감이 느껴지는 느낌이다. 중후하군!

4. One More Thing! (iOS 기기 연결)

iPad  / iPhone 연결이 가능할까? - 물론 추가 전원이 필요하다.

아이폰님은 전력이 더 필요합니다. - 허브없이 바로 연결하면 이런 메세지가...

(추가전원 연결이 가능한 카메라 킷이나 유전원 USB 허브 등을 이용)
Mac 기준으로 Class Compliant 방식의 컨트롤러/인터페이스들은 대부분 iOS 기기에서 큰 문제 없이 작동된다.

요즘 핫한 iOS 앱인 코알라 샘플러와도 연동 가능
iOS에서 작동이 되면 개러지밴드는 기본!

건반형 기기들은 크기도 큰데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세워둘 수 있는 홈 하나 파여 있었으면 필요한분들에게는 금상첨화였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


III.  총평 - 가격대비 품질, 기능이 우수한 매력적인 마스터 키보드

항상 이렇게 각 잡고 사는건 아니고... :p

사운드캣의 도움으로 런치키 마크3를 약 2주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았다.
기기의 모든 기능을 경험해보기 위해서 가장 큰 61키 모델을 선택했지만,
공간적인 제약이나, 페이더가 굳이 필요하지 않은 유저라면 37키 정도 모델을 사용해도 충분히 런치키 마크3의 차별적인 기능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체험기간동안 유투브 검색을 해보니 37키 유저들의 개봉기나 사용기 영상이 많이 보인다)

실제로 키보드 연주를 하는 유저라면 49키 혹은 61키 모델중에 자신의 취향대로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

DAW로 작업할 때 단순히 프리셋 소리를 듣기 위한 트리거 용도로 사용하는 목적만이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터치감이 보장된 제품을 사용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건반을 누르고 뗄 때 손가락에 느껴지는 기분에 따라서도 작업하고 있는 곡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VSTi 기반의 사용자 들이라면, 괜찮은 컨트롤러를 사용해 보면서 마우스만으로 느끼기 어려운 손맛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마우스로는 한번에 한개의 컨트롤만 할수 있지만, 물리 컨트롤러는 세팅하기에 따라 2개 혹은 그 이상의 파라메터를 동시에 건드리는게 가능하기 때문에 작업시에 영감을 얻을 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랙형 모듈이나 신스를 아직 사용중인 유저들도 별도의 Midi Out을 통해 DAW사용시에도, 공연 등에서 단독으로 사용시에도 외장 악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도 필요한 이들에게는 분명히 장점이 될 것이다.

이전의 Mk1, Mk2모델이 조금 단순한 Ableton Live 연동 가능한 컨트롤러였다면 이번 마크3는 좀 더 다채로운 '컨트롤'로 확장된 느낌이다.
Ableton Live 과의 직접적인 연동과 더해진 컨트롤러 본연의 기능이 더욱 강화가 된 느낌

특히나 [Fixed Chord], [Scale], [Arp] 이 세가지 기능의 조합으로 얻을 수 있는 또다른 창조성은 최근 경험한 컨트롤러중 단연 최고였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노베이션에서 오랫만에 출시한 런치 키 시리즈의 후속 모델인 만큼  그간 아쉬웠던 부분을 많이 개선하고, 단순한 입력 기능만을 가진 다른 컨트롤러들과 차별되는 점들이 분명하게 강조되어 나온것 같다.

하나 있으면 정말 여러모로 잘 써먹을 것 같은 컨트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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