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년 정도 뒤늦은 뜬금포가 될지도 모르겠다. :-)
작년에 본 드라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냐? 라고 물으신다면,
"선택 장애가 있는 저에게도 이번 만큼은 딱 하나 떠오르는 것이 있사옵니다"
-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작품 아닐까 싶어서 잠시 글타래를 열어 보았다.
작년에 내 인스타그램 계정에 썼던 소감을 조금 수정해서 옮겨와 본다.
<주인공 버전의 주제가라도 들으면서>
처음엔 아마 헬스장 런닝머신에서 채널을 돌리다가 후반부의 재방송을 스쳐보냈던 것 같다.
'정봉이 나오는 드라마네?' 하고 지나쳤고,
나중에 아주 가끔 집에서 티비를 틀었을 때 또 지나치긴 했지만,
중간부터 보니 뭔가 잘 들어오지 않았었다.
그 후 한참이 지나서 지인과 만났다가 "그거 진짜 재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연출이 영화 극한직업의 감독이라는 이야기도 덤으로.
그럼 그거 로코야?
가끔 늦은 저녁시간에 채널을 돌리다가 스쳐 지나갔던 몇 초 동안에는 인상적인 장면이 없었다.
아니, 남주와 여주가 다투는 장면을 몇 번 보고 지나쳤던 것 같다.
그래서,
지난주에 보다가 재미없으면 말지 하는 마음으로 정주행 시작.
결과는 3일만에 아침잠 줄여가며 정주행 완료에 올해 건진 인생드라마 한편이 되었다.
검색을 해 보니 본방때 시청률이 낮았던 것 같은데,
나 같은 사람들이 엄청 많았나보다. ㅠ.ㅠ
대본 진짜 잘 썼다
- 라는 생각을 드라마 보면서 한 것도 거의 처음이고,
화면에 나오는 배우들 모두가 다 그렇게
연기를 잘하는 걸 보기도 드문 일인 것 같다.
조연 뿐 아니라 단역들도 연기나 대사에서 어색한 느낌이 없었다.
그리고 또 하나,
PPL을 그렇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능력은,
정말 감탄이 나올뿐!!!
드라마 전체가 PPL로 아주 그냥 도배가 되어 있고,
저게 다 PPL이라는거 뻔히 알고 있는데
저항감이 생기지 않는다. oTL
대표적인 사례 하나
구글링해서 퍼왔습니다. 문제가 되면 자삭할지도?
어, 했잖아요. 우리 한거잖아 지금.
말도 안되는 아이템을 이런식으로... PPL 해버렸어.
크아~~~ (엄지척)
마지막까지 자비가 없다 ㅋㅋㅋ
진짜 '약빨고' 쓴다는게 이런건가 싶음.
정봉이 - 안재홍 배우는
그의 출연작을 열심히 찾아보진 않았지만,
언젠가 자이언티의 뮤직비디오에서의 연기가 굉장히 인상깊게 남아 있는 배우였다.
역시 이 사람은 연기를 잘 한다. 그때의 내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
어떤 감상평엔 초반의 정봉이를 극복할 항마력(?)만 있으면 정말 몰입이 잘 된다고 했지만,
초반의 그 항마력이 필요하다는 정봉이 조차도 난 너무 좋았다. :-)
그리고 "실질적 주인공"인 세 여자들,
천우희를 빼고는 전부 처음 주연을 맡은거라는데,
연기력들이 뭐...
이런 배우들이 계속해서 좋은 작품에 캐스팅 되었으면 좋겠다.
암튼, 극중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정말 찰진 나머지
대본집을 따로 발매하면 구매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
대본만 읽어도 배우들의 연기가 머릿속에 자동 재생될 것만 같다.
평소 하던대로 듣고 따자니(?)
대사가 너~무 많아 ㅜㅜ
감독님이 어딘가에서의 인터뷰에서
가지고 있던 아이디어 메모들을 전부 갈아 넣었다 하시던데,
고개가 절로!
암튼,
뜻하지 않게 올해의 인생작 드라마를 만나버렸다.
너무 늦게 알아서 시청률에 도움이 못된게 미안할 뿐 😳
#멜로가체질 #2019인생드라마 #정봉이최고 #대본사고싶다ㅠㅠ
#대본집발매해주세요
2020년 봄, 아직도 대본집 소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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